간담회/호당/ 2023.7.26
말하기보다 우선
듣기 비중이 크지
보청기를 꽂고
풀잎처럼 빳빳이
앉는다
관장의 인사말
입만 들썩
내 귀 탓으로 돌려
멍하게 바라본다
언뜻 구름 지나자
발동기는 시동 걸려
연기 토하며 탈탈탈
낱말 쏟는다
시력 좋아 무성영화 보듯
연사는 있으나 마나
강사 젊은 여인들
팔딱거리는 음기 발휘한다
그림의 떡 한 폭을 본다
늙은 와송 넷
고명이면
눈과 혀가 즐거울 텐데
시효 지난 통조림 같아
먹기도 꺼림직한
별 볼 일 없는 것
유인물 보면 알 것이
내 귀청은 문 잠그고
휴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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