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뒤안길

인보 2008. 1. 20. 09:05

     
    

        뒤안길 호 당 2008.1.19 분필 묻은 손으로 채찍 들고 양떼를 몰았다 밤을 새워 양떼를 키울 묘책을 궁리하고 묘안을 짜고 머리 굴렀다 새벽 종소리에 맞춰 양떼를 몰고 산으로 들로 먹이 찾아 준 손이 그토록 긴 세월 붙들고 분필 쥔 손이 이제 말끔히 씻어버린 뒤안길 양떼를 물려준 외양간을 깨끗이 씻어 고뇌의 생각들을 날려 깊은 산중 메아리로 숨겨 두었으니 만년필은 녹슬었다 그토록 사랑하던 양떼 그리움으로 묻어두고 떼 지어 들길 걸으면 12 철 꽃들만 반겨주었다 꽃이라도 반겨주니 실컷 어르고 구경해야지 저녁놀이 붉은 울음 토하며 사라진 뒤안길은 어둑어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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