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고희

인보 2011. 1. 26. 15:36
:
    
    고희
    호 당  2011.1.26
    이만큼 달려왔는데
    흰 머리카락이 알아
    제 먼저 달려와서
    하얗게 서릿발을 두르고
    웅크리고 버티네
    100세 시대에
    기본 관문이 되어버렸는데
    고희라고 소리쳐봐야 
    희미한 메아리쯤일까
    널브러진 
    비닐조각쯤으로 밟힌다
    남들이야 무정란이라고 
    천대할지라도 
    마음속엔 
    새파란 잎 피우고
    고운 꽃 보면 
    향기 취해
    꽃가루 퍼뜨릴 
    꿈은 접지 않았는데
    귓가에 맑은 물소리 들리는데
    고희란 놈이 딱 버텨 
    마음 펼치면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는데
    뒷골목 붉은 신호를 
    못 본채 뒤뚱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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