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 원수가 아니다
호 당 2011.1.24
칠안호의 배를 타고
모진 바람맞으며
내 주머니 끈을 풀어
선원을 따스하게 녹여
노 저어 앞으로 나아갔는데
아무도
교대해 주지 않으려 한다
선장의 뒷바라지는
먹구름 가린 햇살이거든
곳간 헐어
난로를 달구어야
따스함을 느끼거든요
대신 너 해봐라
주머니가 얄팍해서...
몸이 불편해서...
하기 싫거든...
주머니가 부실하면
선실에 웅크리고 있을 일이지
갑판까지 올라와서
날뛰려는 거야
텅 빈 주머니 움켜잡아도
해코지하지 않거든
우리는 원수가 아니거든
그렇군요
웅크리고 있는 것이
정답일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