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꽃피울 수 없었다

인보 2011. 11. 26. 17:08


    꽃 피울 수 없었다 호 당 2011.11.26 음지 진 습지에서 앞을 가로막는 바윗덩이 때문에 내 자람은 원만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작은 나무줄기를 붙잡고 남들이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커왔다 그때 너는 환한 햇빛 한몸에 안고 우리를 짓밟고 비웃었지 비록 후미진 곳에서 소외의 아픔을 참느라 속으로 삭이려는 고통을 이겨낸 보람으로 작은 희망을 꽃 피울 수 있었고 드디어 씨앗을 떨어뜨렸다 너의 자람을 눈여겨봤지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하고 거만의 소리마저 메말라 가더니 끝내 무화과라도 되질 못하고 석녀의 벼랑으로 떨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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