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밤의 공포

인보 2011. 12. 8. 12:29

 
밤의 공포
호 당  2011.12.8
전등을 끈다 
눈을 감아도 비몽사몽 중이다
조각배를 타고 파도에 잠기듯 
위태롭다
암흑의 바다에서
불협화의음의 찌그러진 소리로 
나를 오라 다그친다
조각배를 걷어차고 빨려든다
뒤돌아보니 가시나무로 뒤덮여
되돌아갈 수 없이 막아버렸다
온몸에 찔려 꿈틀거렸다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 목소리가 
어디까지 미쳤는지
화려한 불빛으로 
함께 새어나오는 멜로디
선녀의 치맛자락 스치듯 감미롭다
여봐요 
당신은 여기 함께 춤출 수 있어요
나와 손잡고 돌아봐요 
선녀의 품에 안겨 포근했었다
빙빙 돌다가 그만 
치맛자락을 밟고 함께 쓰러졌다
대문 밖 신문 떨어지는 소리
형상화할 수 없는 공포가 
수평선을 경계로 
무시로 오르내렸다는 말인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을 
함께 배우고 나온 공포의 밤
공포는 서서히 밝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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