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번민의 시간

인보 2012. 11. 14. 07:13

번민의 시간 호 당  2012,11,13
그 시간이 
온통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한 구절 시어를 매달면 
툭툭 떨어지고
도무지 
온전히 걸어 놓을 수 없다
내 창백한 얼굴 
골 파인 낯바닥에는 
찬 서리 어리고 
앙상한 나목만 끌어안은 
산이 된다
금방 왔다가 가버리는 
속살 없는 
그녀와의 마른 시간 
훌쩍 가버린 뒷모습만 그리고 
머릿속은 헝클어진다
넓은 연못에 부초가 될지라도 
허연 뿌리 내리고 한 떨기
꽃 피울 날 올 것이라 믿으며 
번민의 시간을 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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