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형설의 공

인보 2012. 11. 10. 21:58


 

  
형설의 공  
호 당 2012.11.10
오늘 밤은 눈이 내리지 않네요
그토록 기다렸는데
달님이 구름 속에서 애만 태워
나 머리 동여매고 책 읽는 것이
당신의 사랑을 쌓는 일이거든 
오늘 밤은 반딧불이 보이지 않네요
풀숲은 메마르지 않았어
이슬 흠뻑 젓고 오돌오돌 떨어요
이렇게 참는 것 사랑일까요
한 줄의 글귀도 쓰지도 읽지도 않아도
예쁜 색시 얻고 떵떵거리는데
죽어도 커다란 묘 단장도 잘했더군요
눈이 없어도 반딧불이 없어도 대신할
그 무엇을 찾아 책 읽을래요
반드시 당신을 만날 때까지 
형설의 공 쌓을 거래요
오라 내 품으로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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