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칠성시장

인보 2012. 11. 10. 16:44
 


 
      칠성시장 한 블록(block) 호 당 2012.11.10 서로 맞닿아놓고 생존을 펼치는 곳 좁은 통로를 하늘 곱게 가렸다 감시카메라 없어도 마음 놓고 내뱉어도, 브래져(brassiere)를 들어내도, 슬쩍 스칠 일도 없어 좋은 통로 숨 막힐 듯한 좁은 상점이 애인같이 찰싹 붙어있어 다정하지만, 화마가 난다면 공멸의 장이 될까 염려스럽다 브래져에 감춰 둔 각각 다른 냄새를 쫓아 코를 벌름거리고 혓바닥 굴리는데 주인은 브래져를 걷어 보이며 최상품에 명품으로 유혹한다 생존경쟁이다 보일 수 있는데 까지만 보이고 줄 수 있는데 까지만 주고 호주머니를 열게 하는 상술이니까 굴속 같은 생존의 밀림에 숨김없이 들어 내놓고 내 살점 같은 것을 정당한 값만 치르면 가져가라 외친다 생의 비린내 가득 뿌린 곳 각각 냄새와 색깔과 맛을 전시하고 엽전이 굴러 오는 데만 생을 펼친다 칠성시장은 살아있는 생존의 각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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