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거천은 앓고 있다
호 당 2013.3.16
겨우내 얼어붙었던 귀청에 봄바람이 귓속을
몰아넣어 귀청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 같다
녹아내리는 피고름을 보면 그는 귓병을 앓고 있어
가장자리가 물 떼와 상처 딱지와 아픔을 덮어쓴
돌 자갈들이 수명을 다한 귀지처럼 쌓여있다
봄이 되자 팔거천은 귓병이 도져 귀에서 귀 젖이
이파리처럼 되어 떠내려오고, 누군가 토해낸
흰 거품이 점점이 모여 흘러내려요
귓병 앓아 피고름이 흘러요
말없이 신음하고 있어요
고름 같은 폐수가 흘러도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저 물이 하류에서 정화하여 다시 생수로 내가
마셔야 한다는데도 무심할 수 있겠어요
상류에서부터 귓병이 나지 않도록 관심을 보여야죠
가정에서 화학 세제는 물론 공장에서 폐수를
바른길을 통한다면 귓병은 나아질 거야
치유할 수 있어
악취 나는 냇물에 철부지 어린이 돌팔매질에
좋아라 하고 작은 물고기 몇 마리가 고통의
아가미 질에 마음 쓰리다
눈앞에 보이는 오물이 귀청이 떨어져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팔거천 주변 주민의 각성이 이 강에 쏟아 넣어야
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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