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입춘

인보 2014. 1. 3. 17:52
    
    

     

        입춘 호 당 2014.1.3 억새 서걱거리는 골짜기로 바람이 불어 일제히 벌렁 누웠다 같은 체위면서도 율동적인 동작은 달랐다 바람 품에 알몸으로 누운 억새들 바람이 한판 놀고 가버리자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이제 나도 새움을 베었어 훈훈한 그대의 어루만짐으로 한 판 누운 보람으로 빳빳이 솟을 거야 이제 낡은 치마폭은 폭신하게 뒷받침할 테니 새파란 생명은 입춘을 즈음하여 꿈틀거릴 거야 사방으로 퍼질 푸른 향기를 터뜨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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