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태풍

인보 2014. 1. 3. 17:57
      태풍 호당 2014.1.3 한평생 연애질 못 한 내게 때아닌 봄 태풍을 몰아와서 달콤한 연분 날리고 지나갔다 태평양에서 발달한 태풍 마귀가 그녀에 뒤집어씌웠는지 나를 머리에 꽃다발을 씌워주고 연분홍 향기를 뿌렸다 복사꽃 피고 사과 배꽃이 수정의 준비를 마무리 못 한 채 태풍은 휘감아 돌아 뚝뚝 떨구고 그녀에 씌운 마귀 바람이 훌쩍 지나갔다 꿈속에서 깬 듯 태풍이 핥고 간 잔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을 굴러가고 있었다 아픔도 슬픔도 없이 잠시 황홀한 잠에서 깨어났을 뿐이다 곱게 지나간 태풍, 고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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