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발작하는 여자

인보 2014. 1. 13. 10:42


      발작하는 여자 호 당 2014.1.13 내 하체는 달의 주기에 따라 냇물을 새빨갛게 적시는 것은 폐계가 아니라는 신호 그 무렵 발작은 만조에 이른다 그때 타인의 소유물을 점유할 때의 쾌감은 절정에 닿는다 밝은 달밤 당신은 너무나 밋밋해 옆집 총각 때 묻은 손수건의 향기가 여름밤의 밀물이나 폭포에 몸 내주는 것보다 더 벅찬 흥분을 채울 것은 없을 것 같아 둥근 달이 가슴에 꽉 박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내 아랫도리 발작은 아무것도 아니야 손끝에 모여든 야릇한 발작이 흘리는 즙에 그만 타인의 소유물에 아무것이나 강력한 자력으로 흡착한다 이때 가슴 짜릿한 쾌감이 턱밑까지 차올라 발정기의 전복끼리 밀착보다 더 강한 충동이야 손가락 발가락 끝으로 모이는 신비한 오르가슴을 느껴 썰물로 빠지고 달이 이지러지기 시작한다 밀물에 끌어다 놓은 것들이 널브러지고 아무 애착도 없는 물건이 왜 여기저기 있지 의문을 품는다 나 한심한 여자였나 발작한 적 없는데 수군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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