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수유 가게를 연다

인보 2014. 1. 15. 18:52

 

      수유 가게를 연다 호 당 2014.1.15 활력 넘치는 생명의 원전을 비켜두고 우유 젖꼭지를 물리는 것은 모성이 찌그러진 것이 아닐까 여러 마리 강아지에 젖 물리고 어미는 몸이 홀쭉해져도 거절하지 않는다 돼지는 새끼에 젖꼭지를 물리는 것은 모성이 탱탱하기 때문이다 헌혈 대에 오르는 청년처럼 모유를 나누고 싶어 수유 授乳 가게를 연다면 줄 서서 기다리는 천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여기 젖가슴 헤치고 수유하는 풍경은 가장 아름다워 모성의 요람이요 가장 따뜻한 가게가 될 것이다 거기 ‘모성의 집’이란 문패를 걸겠다 장미꽃으로 지탱하려 우유 젖꼭지에 맡기고 탱탱한 젖가슴 뽐내며 활보하려는 것은 인조인간 마네킹에 무릎 꿇는 것이 보기 좋아 생명의 맑은 물이 계곡을 흐르는 것을 두고 물길 돌리거나 막아두는 너는 밤의 침대에서 모성마저 더러운 하수구에나 흘려라 자가생산하는 생수를 부풀리기 좋아 마라 활짝 핀 꽃도 떨어진다 고소한 시간만 흐르지 않는다 허공을 맴돌던 자궁이 백일몽을 꿈꾸다 태어난 생명이 아니면, 모성을 잃지 않으려면, 수유 가게라도 찾아라 성스러운 젖줄이 흐르는 생명을 키울 요람을 찾아라 수유 가게는 어머님 마음이 가득한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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