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내 집 마련

인보 2014. 3. 2. 14:31

 


내 집 마련
호 당 2014.3.1
식주 食住는 사람에게만 매긴 꼬리표는 아니지
동물은 집이 필수일지 몰라
까치는 마음먹으면 뚝딱 집을 마련하는데
물만 먹고 살 수 있어도 꼬박 10년을 
버텨야 아파트 한 채 성사할까
이불장 머리맡에 두고 꼭 끓어 안고 누우면 
딱 맞는 옥탑방에 서릿발이 눈발이 빗발이 
문안와도 따뜻했다
화경을 통과한 태양이 신혼방을 뒤지려는가
발화지점을 덮어 씌우려나 못 본척하는 게
날 돕는 게다
밤 여치가 부채질하고 한 곡 불러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문간방에서 새끼들 밀어 올리고 물먹고 
허리띠 조여도 손에 닿을 듯한 내 집은 
항상 100보 앞서 내롱, 날 잡아라, 약 올린다
수리부엉이 까치들이 가끔 위로한다
수많은 아파트 죽순처럼 빽빽한데 
내 문 폐 달 곳은 없어 
흰 눈 덮어쓰고 문간방 월세방 찾아 나선다
까치만도 못한 인생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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