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호 당 2014.3.1 식주 食住는 사람에게만 매긴 꼬리표는 아니지 동물은 집이 필수일지 몰라 까치는 마음먹으면 뚝딱 집을 마련하는데 물만 먹고 살 수 있어도 꼬박 10년을 버텨야 아파트 한 채 성사할까 이불장 머리맡에 두고 꼭 끓어 안고 누우면 딱 맞는 옥탑방에 서릿발이 눈발이 빗발이 문안와도 따뜻했다 화경을 통과한 태양이 신혼방을 뒤지려는가 발화지점을 덮어 씌우려나 못 본척하는 게 날 돕는 게다 밤 여치가 부채질하고 한 곡 불러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문간방에서 새끼들 밀어 올리고 물먹고 허리띠 조여도 손에 닿을 듯한 내 집은 항상 100보 앞서 내롱, 날 잡아라, 약 올린다 수리부엉이 까치들이 가끔 위로한다 수많은 아파트 죽순처럼 빽빽한데 내 문 폐 달 곳은 없어 흰 눈 덮어쓰고 문간방 월세방 찾아 나선다 까치만도 못한 인생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