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접착력이 약하다
호 당 2014.4.9
찌그러진 몸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은
지극히 간단하고
더 자주 만난다고 깊게 고일 물도 아니다
그저 당일 인스턴트 메뉴 같은 씹기 쉬운 것만
택하고 뽀글뽀글 물방울 같은 금방 사라질
웃음이라도 한 번 있는 날은 그나마 외로움을
쓰레기통에 버려도 안심할 하루가 된다
하나 둘 들리지 않는 입술들이 하늘 날아가
버리면 귀 쫑긋 세우고 복 받은 거야 힘없는
넋두리를 내뱉는다
한때 자식자랑 집 자랑하던 것이 물렸는지
자기 마무리에 더 신경 쓴다
정기대면이 시들해 막 내려 폐쇄하면 그때부터
쓰레기차에 실려 묻어버린다
아무 상관 없다는 듯 소식조차 잊어버린다
될 수 있으면 녹슨 일은 기억하지 말고
인스턴트 식이라도 이빨이 좋아하면 취할 일
고목에 크게 구멍 나지 않으면 그러려니 하며
땜질할 수 있는데 까지 버티는 거야
단물 끝난 껌처럼 착착 붙을 일 없고
자신에 붙어 하고 싶은 일 보람 있는 일 해야지
늙으면 접착력이 약해 밀착하는 일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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