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리다 호 당 2014.4.24 거실에서 햇볕은 깊숙이 자궁까지 숨어들어 갑자기 아랫배가 요동했다 누구냐 무례한 놈아 늙은 녀석이 껄껄 웃는다 아가씨 혼곤한 수면에 빠졌군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으니 안심해요 대기업 입사 안내장을 획 던지고 사라졌다 내 몸수색은 헛수고 아랫배는 이상 없음 비둘기도 엽서 한 장 놓고 간다 오늘 복된 날인가 봐 도서관의 서가는 내 지문 캐려면 어디라도 나온다 면접은 수차례 제2 관문에서 낙엽 지고 나는 도서관에서 살아야 했다 눈과 눈이 마주칠 때 내 정기를 보내야지 그것이 안 되니 말이다 입사시험 치르려 발걸음 멈춘 중간에서 로또 복권 사라는 아주머니에게 인연이라는 단어가 귀에 솔깃했다 시험장에서 수렁에 빠져 자맥질하면 답이 쏟아지고 이것이 오늘의 운세인가 봐 고사장을 나오니 내 이름이 들린다 근엄한 표정의 남자, 아가씨 시험 잘 봤더군 면접은 생략이야 합격증이 도착할 때까지 경거망동하지 말라 로또복권 기다리는 마음 졸리는데 야, 낮잠은 뭐고, 개으름 피운다는 엄마의 소리에 엄마 내 입사했어, 대기업에 봉창 두드리나 햇볕은 저 멀리 떠났고 나는 몽상에 젖다가 그만 가위눌려 희망의 꿈에 잠시나마 즐거웠다. * 잠자는 사람을 누른다는 귀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