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운암지 풍경의 그늘

인보 2014. 6. 18. 17:44

 

      운암지 풍경의 그늘 호 당 2014.6.18 운암지는 생동한다 수련 잎에서 방긋거린 꽃이 밤하늘의 별의 반짝임보다 더 아름답다 운암지는 봄을 피우고 있지만 그늘은 만들지 않는다 매일 끊이지 않는 산책하는 이들 운암지 둑을 촘촘히 잇는 그늘은 운암지 입김으로 지워버린다 소금쟁이는 몇 발 떨어진 수련이랑 부들 개구리밥, 들을 얽어놓고 박음질하듯 촘촘히 끌어 붙여 그늘은 물밑으로 지운다 한 곳으로 우르르 모인 운암지 수중 가족이 봄맞이 놀이를 펼쳐도 그늘은 만들지 않는다 함지산 연두 눈이 긴 몸체로 운암지 깊숙이 박아 놓고 자랑하듯 일렁인다 그렇게 해도 뒤 그늘이 없어 좋았다 연못 한쪽으로 치우친 운암지 가족이 서로 단단히 끌어안고 정다운 가족애로 보금자리 잡는다 풍경의 그늘을 봄바람이 점령자처럼 쫓아버려 운암지는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 햇볕이 쏘아붙여도 받아들여 그늘을 녹여 흔적 없앤다.

       


      '자작글-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풍문고  (0) 2014.06.18
      집지키기  (0) 2014.06.18
      이곳에 내가 길러야 할 우물물  (0) 2014.06.17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0) 2014.06.17
      낯선 전화 한 통  (0) 201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