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이곳에 내가 길러야 할 우물물

인보 2014. 6. 17. 19:26

    이곳이 내가 길러야 할 우물물 호 당 2013.2.26 이곳을 내가 채워 우물다운 우물로 기를 희망의 우물 내가 파 놓은 우물이다 왜 그렇게도 물이 고이지 않는지 주위에 냇물이 줄줄 흐르는데 물을 가득 채워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꿈 처음 바삭 마른 우물에 객 客 물을 쏟아 부었지요 그럴수록 보기 좋게 새어나가고 며칠 후 가보면 바싹 말랐어요 나는 그늘을 덮고 객물 대신 한글 낱자에 물방울 달아 뚝뚝 떨어뜨렸지요 풍물을 울리고 기우제 버금가는 노래잔치를 열었어요 우물 바닥이 촉촉해져요 노랫말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요 연필 심지 끝으로 자음 모음이 새어나와 물방울로 변하네요 하루 이틀 지나니 우물에서 물이 고이네요 노랫말이 슬슬 나와 우리 문자의 정수로 변하여 우물이 채워져요 가,나,다, ㄱ,ㄴ,ㄷ, 이 솟아올라요 우물이 점점 차올라와요 곧 마음대로 쓸 수 있을 만큼 풍성하게 고일 거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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