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새집을 달아주다

인보 2014. 10. 20. 17:51
    
    
      새집을 달아주다 호 당 2014.10.20 산책로 길옆에 멋진 펜션 같은 새집을 달았다 오가면 내 맘을 던진다 소나무 밑은 새의 혓바닥이 떨어졌나 간절하다 무심한 소나무야, 가슴으로 품어 새를 몰아다오 새 구멍만큼 내 욕망을 집어넣고 새 구멍만큼 들락거렸으면 바람이다 새의 깃털은 나와의 교감 그 밑은 새의 체온도 오물도 말끔하다 이만큼 베풀었다면 일박이라도 좋다 네 무게도 마음도 부려주렴 바람아 솔아 여기 새들의 펜션이 있음을 알려라 너희 겁먹느냐 안전을 앞세우는 너희 하늘만 안전한 것 아냐 안락한 침대란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망원경 그만큼 갖추었으면 일류 호텔이다 곧 싸늘한 계절이 온다 얄밉게 부는 바람이 네 깃털을 솎아낼 거야 눈 우박 모진 바람이 네 겨드랑이를 찢기 전에 여기에 부리를 맡겨도 안전하다 네 깃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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