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들에 뿌린 마음
호 당 2017.5.5.
들판은 푸름을 다투는 낯바닥을
바람이 어루만지고 지나간다
새파란 얼굴들이
눈웃음 가득하여 맞아주었다
풀려난 새처럼
마음껏 해방감을 맛보았지
나는 어린애처럼 신이 났다
깊숙이 파고드는 맑은 기분
오래 갇힌 흐릿한 우물물이
금방 바꿔 놓은 듯했다
같은 시간에서 소용돌이는
밋밋한 맛
새장 밖의 시간은
해님이 보낸 산듯한 맛
그래서 추수한 볏단을
뒤적거려 주어야 하거든
울림 없는 말의 성찬을
차려 놓아도 좋아
여기 얼굴 맞대고
마음 뒤섞는 것만도 행복이야
몸은 어둑어둑할지라도
짜릿하고 매콤한 매운탕으로
맵고 진하게 마음 엮는다는 것만은
기쁨으로 새겨 두어야 할걸
한자리 같이한 것 행복이다
건배사는 가슴에 울림이 있었는지
마음껏 희열을 문양들판에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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