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사우나탕 속으로

인보 2021. 1. 8. 23:57
      사우나탕 속으로 /호당. 2021.1.8 내 몸에 물이끼 낀 것은 목욕탕을 외면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용으로 가당치 않았다 검버섯은 늙음의 꽃으로 보라 그러나 몸에 난 이끼는 노추 老醜라 말해도 대구 對句 할 구절이 없다 부처 솔처럼 물만 먹으면 생생하게 살아 반들거렸다 근 일 년을 코로나에 긴장한 솟대처럼 혼자 망대에서 맘 졸였으니 따뜻한 물속으로 스며 녹이고 싶다 나를 닦아내고 어깻죽지 펼쳐 마음 놓고 씻어내야겠다 오늘 가장 추운 날 적격이다 웅크리고 집콕이 많을 테니까 완전무장하고 깡 추위는 맞서고 사우나에는 몸 낮추니 편안하다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긋난 시차  (0) 2021.01.10
늙은 호박을 가르며  (0) 2021.01.10
칼갈이는 마음을 가는 일  (0) 2021.01.05
재수 좋은 날  (0) 2021.01.04
우물 안의 개구리  (0) 202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