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호당. 2021.4.23
신혼 초를 지나
권태기로 접어들 때쯤
시빗거리가 불쑥불쑥 드러난다
대세로 봐서 우위에 있으면서
항상 잽싸게 레프트 훅을 날린다
차마 녹다운 knock down
시킬 수 없어
섀도 shadow 복싱*하는
자세로 시늉만 한다
말싸움에 대해 당신은
잽싸게 얕은 잽을 날려
내 옆 볼을 집중하지만
나는 간혹 힘없는
훅으로 흉내만이다
그래 봐야
항상 다운하는 척하고
종결짓는다
이제 복싱할
백 글러브 낄 힘도 없고
아무리 구시렁거려도
귀 밖으로 흘린다
그것도 힘깨나 있을 때 지
이제는 여왕처럼 받들어야
반듯한 밥 한 그릇 먹지
내 빈틈이나 당신 빈틈이나
맥 빠진 틈새가 되고 말았다
*혼자 복싱 연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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