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부부싸움

인보 2021. 4. 23. 15:19


부부 싸움/호당. 2021.4.23
신혼 초를 지나 
권태기로 접어들 때쯤
시빗거리가 불쑥불쑥 드러난다
대세로 봐서 우위에 있으면서
항상 잽싸게 레프트 훅을 날린다
차마 녹다운 knock down 
시킬 수 없어 
섀도 shadow 복싱*하는 
자세로 시늉만 한다
말싸움에 대해 당신은 
잽싸게 얕은 잽을 날려
내 옆 볼을 집중하지만 
나는 간혹 힘없는 
훅으로 흉내만이다
그래 봐야 
항상 다운하는 척하고
종결짓는다
이제 복싱할 
백 글러브 낄 힘도 없고
아무리 구시렁거려도 
귀 밖으로 흘린다
그것도 힘깨나 있을 때 지
이제는 여왕처럼 받들어야 
반듯한 밥 한 그릇 먹지
내 빈틈이나 당신 빈틈이나
맥 빠진 틈새가 되고 말았다
*혼자 복싱 연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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