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호당/ 2021.7.15
허기진 뱃심으로 노 젓다가
쓰러지기 한두 번 아니다
고기를 잡아야 해
어구를 장만하는 게 더 급해
그까짓 ㄱ,ㄴ,ㅏ,ㅑ,는
배부른 자의 몫
노 젓고 호미 괭이 들고 山田 水田
가꾸는 일이 내 일인걸
손톱 발톱 닳은 보람
만선이 풍년이 들었다
배 두드리자 어느덧 훌쩍 떠난
세월의 태질이 가혹하다
눈도 침침하려니와 보고도 모를
ㄱ,ㄴ,ㅏ,ㅑ, 뭉치
깎고 갈아 익혀보자고
꼭 감은 눈을 틔워 보자고
늦깎이 연필심을 깎고 또 깎고
마른 눈이 톡톡 틔워 봉오리가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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