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흑산도에서

인보 2021. 9. 9. 10:43

 

      
      흑산도에서 /호당/ 2021.9.10
      하루 중 가장 늦게 물드는 노을
      사랑을 잃어버린 비애 같다
      농익은 사랑이 파열하면
      불덩어리가 되어 
      가슴으로 파고들어 갑니다
      얼마나 먹먹했으면 머리 팍에 
      비애의 불똥이 뚝뚝 떨어지는가
      해님은 알아차려 
      더 붉게 더 슬프게 비춥니다
      이 광경 눈치챈 배는 
      꿈적 않고 지켜주고
      바다는 슬픔에 깔려 
      끊임없던 파도는 고요하다
      비애가 비애를 삼키면 
      저렇게 붉게 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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