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흑산도에서 /호당/ 2021.9.10 하루 중 가장 늦게 물드는 노을 사랑을 잃어버린 비애 같다 농익은 사랑이 파열하면 불덩어리가 되어 가슴으로 파고들어 갑니다 얼마나 먹먹했으면 머리 팍에 비애의 불똥이 뚝뚝 떨어지는가 해님은 알아차려 더 붉게 더 슬프게 비춥니다 이 광경 눈치챈 배는 꿈적 않고 지켜주고 바다는 슬픔에 깔려 끊임없던 파도는 고요하다 비애가 비애를 삼키면 저렇게 붉게 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