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어 /호당/ 2021.11.15
강의를 듣거나 시법을 훑거나
머리에 박힌 문장 하나
‘유통언어’‘뻔한 사실’
상투어를 남용하지 말란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좋은 게 좋은 것
쓴살같은 세월이 무정하다는 것
이런 문장
유식한 듯 함부로 뱉었지
새 이파리는 신선했지만
낙엽 되어 잠깐 반짝 그만
내 시어 詩語도 시간에 편승하면
낙엽 되는 걸 알겠다
상투어도 처음은 신선한
어린 새싹처럼 번쩍였을 걸
그만 상투어로 식상하고
참신한 시어가 나 같은
문외한에 달라붙을는지
메모지만 놓이면
상투어가 먼저 나 여기 있소
참신한 맛이
사라지는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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