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마지막 밤/인보/2022.8.30
더위를 무기로 막 윽박지르던 너
9월의 여인이 다가오자 기를 잃는다
잠들지 못한 팔월의 마지막 밤
아쉬워서 아니라 마지막 달님이
그도 아쉬웠는지 윙크하는 듯
옆구리를 쿡쿡 찔러 깔깔거린다
밀거나 당기거나 하는 순간
9월의 여인 치맛바람에 그만
정신을 잃고 몽롱해지는 동안
온천수에 잠기고 만다
맥 잃고 달아나는 달에 안녕 인사는
뒤로하고 온몸이 스르르 안정을
되찾자 깊은 잠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용왕님의 궁궐인 듯한 환락의 궁
녀를 초대하고 연회를 베풀고
용녀들의 요정 같은 춤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내 궁둥이를 철썩 때린다
해님의 넓은 손바닥
야! 지금 몇 시야 오전 10시
내 생애 가장 길게 잠긴 잠
용왕님의 용녀들이 어디 갔지
내자는 언제까지 밤의 여행이
끝날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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