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추어탕 향보다 진한 우정

호당의 작품들 2023. 2. 23. 21:02


추어탕 향보다 진한 우정/인보/   2023.2.23

추어탕 끓는 둘레는 
어둠이 닥칠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입술은 친구다

뽀글뽀글 소리 짙어지면 
숟가락 달그락거려 
추어탕도 
고독도 퍼 넘긴다

이만큼 멀리 달려와 
끈질기게 버틴 친구가 
있다는 건
아직 살만한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추어탕 뽀글뽀글 
끓이는 일이
무위 고의 고독을 
지우는 일이다

밭침 한두 개 떨어진 낱말 
뒤섞을 수 있다는 건 
행복이다
어둠이 달려와 
포위해도 
같이 물리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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