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조문하다

호당의 작품들 2023. 8. 10. 10:59


弔問하다/호당/  2023.8.9

90 노인 한여름에 
봄철 옷 정장하고 조문한다

영정을 바라보니 
가슴이 울먹울먹
더 버틸 수 없어
배례했다
비틀거리는 몸통
부추겨 주는 배려
이건 그 가정의 가풍

동기라는 인연뿐 아닌
30여 년 쌓은 정분이다
해외로 국내로
망자의 내외
인간을 끄는 힘이 남달랐다

한발 먼저 갔을 뿐
남은 또래
아침 이슬 간당간당 매달려
바람맞지 않으려 눈알 굴린다

평소 닦은 인덕을 
조화 수로 가름한다면
가슴 오그라진다
조문한 내 뒤 퉁에 
가풍이 불어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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