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위 새 한 마리/호당/2024.3.4
함지산 고개에 솟대 하나 망본다
어느 날 솟대 위 이름 모를 새가 앉아
눈망울 두리번두리번
그리고
한참 생각에 잠긴 듯 눈 감고 있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시작해 보자는 생각
틀림없이 죽도 밥도 아닌 태워버린
숯덩이가 될 것이다
또한 이미 벌여 놓은 일 나갈수록
손해요 난감하게 된다
솟댄 앉은 새에게 충고한다
깊이 생각하라
방향을 정한 다음 날아라
새는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어디로 가면 내 짝을 만날까
그리고
풍성한 먹이 찾아 새끼를 기룰까
날개를 퍼덕이더니
드디어 활짝 날아가다
따뜻한 임이 오는 길목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