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가로등 호당2024.3.31 오지마을까지 전선이 깔릴 때 거의 맨 나중에 내 고향도 전봇대가 우뚝우뚝 섰지 호롱불이 줄행랑치자 가로등이 마을을 지키고 개 짖는 소리가 좁을 골을 가득 채울 때도 있었다 나는 벌써 꼬부랑길 걸어 낯선 마을에 닿을 때마다 신고하듯 굽실거리고 어떤 때는 텃새 바람에 가로등에 태질 당할 뻔 할 때도 있었다 지금 가로등에 인사 안 해도 되자 꼬부랑길처럼 모진 가로등 빛이 뼛속까지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