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호당/ 2024.11.16
그는 그럴듯한
가문으로 태어나
글의 길은
잡풀이 우붓 하나
재화의 길은 잘 닦아
억만장자가 되자
졸작의 시인이
비문을 쓴다
비록 인간의 운명은
하늘이 주신 것
운명 잘 타고나서
지폐에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 자
여기 잠들고 있다
지진이나 산불 따위
끄덕없다
잠시 화마에 싸인들
툭툭 털고 멋진 단장으로
후광을 드러내리라
두둑한 유산이
그의 무식을 빛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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