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화분 /호당/ 2024.12.26
우리 아파트 입구엔
짓노란 치마저고리 입은
고상한 여인
대형 화분에서 국화가
방긋거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멈춘다
봄날 승용차가
뒤에서 빵빵빵
놀라지 않았다
여름날 수영복 차림
아가씨가
내 앞을 활보해도
그러려니 넘겼다
가을이 짙어
은행이 보도에 뒹굴다
밟혀 터진들 무심했던
내가
추위에도 끄떡없는
그 여인의 매력에 끌려
멈추고 꼿꼿한 절개에
감탄한다
마음이 늙지 않았다는 표정이
지나치면 추하게 비칠 수 있다
낙엽을 밟는 기분으로
더 이상 마음 들어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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