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감영공원의 풍경
호 당 2007.12.25
수수한 몸매에
사계절 아름다운 옷 갈아입는
너 좋아 찾아오는 이 중
떠도는 눈망울이 더 많다
개중에는 세월을 낚으려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본다
그곳에 가면
골 파인 쌀벌레만 우글거린다
이곳저곳 스피커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쏟아내지만
신경 써주는 이는 별로 없다
그것보다
소주병이 뒹굴다가
바둑 장기 돌이 떨어져 구른다
때로는 멱살 잡고 시비하는 이
늙은 비둘기
쌍으로 세월을 논하는 이
일손은 못 잡았어도
벤치는 독차지하는 이
사주 관상 택일하라고
책을 펴고 부채질하는 할아버지는
파리만 날리고 세월을 날린다
비둘기떼 우르르 몰려 왔다가
다발로 하늘을 날아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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