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바람
호 당 2008.4.1
푸른 숲 깊은 계곡에 묻혀
근 40여 년을 생활한 나
함박눈에 쌓여 있어도
가시바람에 찔려도
어머님의 품 안에서 포근했었다
이곳으로 옮겨와서
찬 객지바람을 맞았다
출렁이는 바닷가 사람들은
갯바람에 절여서인지
특유한 말들에 낯설었다
포구는 조그만 어선들이
어깨를 비비며 다정한 듯하지만
비위에 어긋나면 억센 억양으로
갖가지 파도로 밀쳐오고
비릿한 냄새로 휘감았다
이것쯤은 예사로 지나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텃새의 날갯짓에
연약한 내 날갯죽지는
항상 마를 틈이 없었다
소금물에 젖어들기엔
소중한 시간을 물어야 했다
그래서 골바람이 그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