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스크랩] 시법 (詩法)

인보 2008. 12. 3. 09:30

시법 詩法

  

           아치볼드 매클리시

 

시는 둥그런 과일처럼

만질 수 있고 묵묵해야 한다.

엄지손가락에 닿는 오래된 메달들처럼

딱딱하고

새들의 비상처럼

시는 말을 아껴야 한다.

시는 구체적인 것이지

진실된 것이 아니다.

슬픔의 긴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

사랑을 위해서는

비스듬히 기댄 풀잎들과 바다 위 두 개의 불빛

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단지 존재할 뿐이다.

 

Ars Poetica

 

               rchibald Macleish

 

A poem should be palpable and mute

As globed fruit,

Dumb

As old medallions to the thumb....

A poem should be wordless

As the flight of birds...

A poem should be equal to

Not true.

For all the history of grief

An empyty doorway and a maple leaf

For love

The leaning grasses and two lightds above the sea

A poem should not mean

But be.

 

미국의 시인(1892-1982) 정부 관료와 하버드대 교수를 역임했다. 정치시와 서정시로 두 차례에 걸쳐 퓰리쳐상을 수상했다.

 

시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시입니다. 시란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것, 즉 보고 만지고 맡고 만질 수 있어야 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보다는 '과일'과 '오래된 메달', ' 새의 비상'처럼 독자가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픔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독자가 시인의 슬픔을 연상할 수 있도록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 시입니다. 사랑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서로 기대어 한 방향으로 기우은 풀잎들, 깜깜한 바다 위에서 함께 반짝이는 두 개의 불빛만 보여주면 됩니다.

여러분이 시인이라면 사랑을 위해 어떤 이미지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출처: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생일 

출처 : 천변기행
글쓴이 : 도보여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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