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복날

인보 2009. 8. 27. 13:05

 

        
      복날
      호 당  2009.8.27
      삼베옷 입고
      볏논일 하던 내가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살갗과 밀착된 복날
      가슴 달아 
      이열치열로 다스리려
      가게에 들렀다
      실컷 두들겨 맞은 살점 
      우려낸 국물에
      소금으로 간 맞추어 마시면 
      목구멍으로 넘는 
      그 향과 맛의 시원함이
      어디 
      목욕탕 속에 든 것과 비교하랴
      쫄깃한 살점에 
      얼큰한 탕 한 그릇으로 
      한증막에서 냉탕 속으로 
      스며들 때의 
      시원한 기(氣) 맴도는 
      복날 오후
      시퍼렇게 달군 벼는 물결 치고
      삼베옷 속으로 스며드는 
      시원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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