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얼어붙은 포구

인보 2009. 8. 28. 21:50
        
        얼어붙은 포구
        호 당  2009.8.28
        귓바퀴가 시리다
        쪼끄만 포구에 들렀다
        바닷바람이 낮게 깔려
        사정없이 다그친다
        포구의 집들은 벌벌 떨며
        꼭꼭 잠근 채 침묵 중이다
        분교에 걸린 태극기는 
        힘차게 펄럭거리는데
        운동장엔 먼지만 날고 
        뭍으로 올라오지 못한 
        어선은 저들끼리 
        밀치고 당기고
        올라온 것들은 덜덜 떨며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갈매기는 술 취한 듯
        날개를 가누지 못하여 
        뒤뚱거리고
        나도 휘청거리며 
        입을 열지 못한 채로
        이빨만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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