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무지개

인보 2009. 10. 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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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호 당 2009.10.8 여름 한때 흘러가는 구름조각이 앞산의 노송에 걸쳐 만나는 인연이 되었잖니 화독 같은 햇볕 등지고 남몰래 숲 속 파고들어 땀방울 서로 닦아주면서 목마른 갈증 서로 달래주면서 마음과 마음을 포개도 채우지 못한 그리움 한 점 또 한 점이 모여 비구름으로 키웠지 하루를 못 보더라도 달콤한 한마디를 공중으로 쏘아 올리면 언제나 가슴으로 받아들였지 한낮 땅덩이를 달군 그리움을 먹구름으로 뭉치고 뭉쳐 새 찬 빗줄기로 내려 애틋한 아쉬움에 지친 숲을 적시고 땅바닥을 흥건히 적셔 흘려보냈지 그러던 우리 사이 끝내 색깔을 맞추지 못해 서로 아끼던 접시에 금이 가고 괴였던 사랑은 증발하여 산허리에 잡을 수 없는 무지개로 걸렸다가 하늬바람에 사라져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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