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귀향

인보 2009. 10. 14. 17:20


귀향 
호 당   2009.10.14
산만 바라보며 자란 나비다 
논바닥을 스치는
훈훈한 바람에 
때묻지 않은 마음들 
너무도 순수한 것을 두고
날아온 곳은 넓은 바다
세상이 확 트여 
무조건 내려앉았더니
파도에 휩싸이고 소금물에 절여
나래 허우적거리다 지쳤다
다음에 날아온 곳은 
시멘트 열기에 찌든 매연과 
숨 막히는 골목은
메마른 땀방울에
앞뒤의 낯선 얼굴들의 뜀박질에
내려앉기조차 두려웠다
되돌아온 청무 밭
해맑은 이슬 머금고 
별 헤는 밤을 즐긴다.
『수정금 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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