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음향 한 점
호 당 2009.10.11
그 시대는 성벽이 완고해서
담 너머 목소리 흘려보내기
쉽지 않았었다
늙으면 성벽이 허물어진다는데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볼 때
성벽이란 놈은 상징일 뿐
음향이랑 성향도 거기까지만
들락거리게 되었다
적요의 시간에
음향 한 점 풍겨왔다
장밋빛 음향이
동구 느티나무에
단비처럼 적셔 금방 생기 돌아
이파리는 파랗게 되었다
느티나무 그늘에 쉬었거나
스쳐 본 이들이
성벽의 틈 사이로
냉온수가 들락거릴수록
마파람이 불수록 파랗게
된다는 것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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