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메뚜기의 한철

인보 2009. 10. 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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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의 한철 호 당 2009.10.15 가을을 실은 바람이 이곳에서는 쓸쓸한 바람만 불고 그 바람 안고 메뚜기는 낯선 시간 속에 다가올 조락凋落의 허무를 삭이고 있다 펄쩍펄쩍 뛰고 싶은 메뚜기의 한 철인데 시큰거리는 다리로 벼 포기 주위를 맴돌고 있을 때 낯 붉은 메뚜기든 메말라 허우적거리는 메뚜기든 검은 손길에 벗어나지 못해 유리병 속에서 전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검은 손에 실은 찬바람이 내 앞으로 불지 않을까 얼른 자라를 옮겼으나 거기도 무료한 시간에 허옇게 시든 메뚜기만 우글거린다. 『수정금 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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