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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도 좋지만
호 당 2010.2.9
어제 사용했던 비밀 번호를
오늘
창구에서
머리를 기둥에 받혀버렸다
그토록 초롱초롱하던 별들이
별똥별이 되어 자꾸 사라지는 것인가
아등바등할 것 없지만
때로 혼자 짝 잃은 기러기인 양
허공을 맴돈다
세월을 잊는 것이 약이라지만
너른 벌판을 어디쯤
달려왔는지조차 가늠 못한다
이러다가
갑자기
자동차 시동이라도 꺼진다면
다행이지만
오르막 오르다 꺼지고
또 오르다 꺼지고
끝내 다 오르지도 못하고
낭패는 되지 말아야지
세월을 잊고 살려면
어디쯤 섰는지
그것쯤은 확실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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