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하얀 다리

호당의 작품들 2010. 6. 24. 18:40
      
      하얀 다리
      호 당   2010.6.24
      새떼도 밟지 않은 
      하얀 마음으로 커간 
      하얀 다리 
      해님도 사랑스러워
      눈부시도록 어루만져 빛난다
      피안의 언덕에서 
      건너편 지주에 
      걸어 둘 동아줄을 
      가늠하고 있을까
      눈부신 다리로 가늠하여
      건너야 할 마음의 거리를 
      짐작하는 것인가 
      하얀 다릿발에서 발하는 
      신기한 마력에 매료되는 사이
      버스는 흘러갔다
      할 수 없지 
      하얀 다리에 편승하여 건너야지 
      ‘안돼, 하얀 마음만 건너라고 
      해님이 당부한다.’
      어쩔 수 없이 훌쩍 떠나보내고
      피안의 언덕에서 
      찢어진 마음 한쪽 숨기고 
      눈만 건넌다
      아름다운 신기루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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