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 시장
호 당 2010.10.7
저마다 향내 피우고
날 따 가라 한다
끼리끼리 모여
재 나름의 몸매를 자랑한다
제 딴에는 한껏 향기 풍겨
비싸게 놀아나서지만
나 같은 이는 눈요기
토마토의 엷은 골마다
연분홍 피워
팽팽한 낯바닥으로
아양과 웃음으로
나를 끌려 하지만
얄팍한 냇물로 적셔주기란
역부족이다
개중에는 잘난 반열에
들지 못하고
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기에
잘 길들이면 손색없어 보여
덥석 안았다
잘난 놈 못난 놈
끼리끼리 세상인가
나 같은 엽록소를
잃어버린 이에게
네가 격에 맞는가 봐
그래
청과의 예쁜 향내 속을
엿 본 거만해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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