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량도 해녀
호 당 2010.10.8
사량도에서 거의 평생을 물때 묻은 해녀다
새파란 풀잎과 같을 때야 달거리가 다가오면
공연히 싱숭생숭 그이가 그리워 울렁거리지만
거의 매일 오르가슴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관계해야 하는 나
부레옥잠으로 촉수마다 부풀려 떠야 하고 물오리
물갈퀴로 깊숙이 휘저어 샅샅이 훑고 뒤지다가 휘파람
한 번 불면 오르가슴은 끝나는 것이 삼천포로
가는 날은 울렁거린다
뱃고동이 울면 임 소식인양 더욱 울렁인다
물옥잠이 청색 꽃피울 때는 없던 것이
날랜 갈매기였던 것이 이제는 잘 날지도 시력도
체력도 부치니 물개생활의 폐경기에 이르는
새 병이 생겼는가
삼천포 가는 배에 실은 올망졸망한 것들에서
비릿한 냄새랑 내 또래 음색 다른 이들에서 내뱉는
삶의 애환들로 만선이다
삼천포로 배 떠난다
잔잔한 바다가 울렁거린다
갈매기가 멀리까지 전송한다
배가 울렁, 마음도 울렁, 내 삶도 울렁거린다
더 안심하고 고요한 맨땅만 밟는 삶이 그립다
비릿한 냄새 가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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