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의 갈대숲
호 당 2010.12.10
12월 초
겹겹이 두꺼운 옷차림으로
여기 왔는데
순천만의 가슴은 포근하다
갈대숲을 헤친다
발아래 밀물과 썰물을 맞으며
자란 갈대가 사계절에 걸쳐
얼굴 변했지만
사랑받아도 충분하다
지금
몸은 메말라 수척하고
하얀 수염 흩날려
해탈의 경지에 서서
고고하게 보인다
갈대숲에 날 선 바람 분다 해도
잠시 출렁일 뿐 훈훈하게 녹여
그리운 이름 품고 어울렸다
갯지렁이 짱뚱어 바지락 등
숱한 바다 생과
너를 좋아 찾아든 철새들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구나
갈대는 메말라도 생을 끌어안은
사랑의 품이 포근하다
내 가슴 촉촉이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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