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정육점

인보 2010. 12. 31. 15:55

      정육점 호 당 2011.1.2 시뻘건 고깃덩이 마르지 않은 피를 품고 갈고리에 매달렸다 살아서 고된 생을 누렸는데 죽어서도 매달려야 하는가 진열대 속 불빛 받아 더욱 선명하다 죽어서 눈길 끌어 구미 돋우게 하는 것은 인간에게만 보여줄 전유물 영혼을 떠나보낸 살점이 붉은 미각을 깨울 적막한 시간을 기다린다 주인은 날렵한 솜씨로 싹뜩 잘라내면 600그램 살점이 오차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확하다 붉은 홍등을 건너 제이숙주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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