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오늘은 비탈길만 걷는다

인보 2011. 2. 15. 17:32


오늘은 비탈길만 걷는다
호 당  2011.2.15
학교 앞은 꽃 장사꾼이 
즐비하게 늘어 있었다
꽃은 사든 학부모들은 
졸업식장에서 꽃다발을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없었다
서실에 들였다
부지런히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쓰는데
화선지는 하얀 낯바닥으로
그대로 웃고 있었다 
구겨진 핫바지들이
식권을 들고도 밥 타는 이는
보이지 않았다
점심 한 끼 정도는 안 먹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째서 
모두 굶기를 거부하는지 몰랐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싶은 청소년들이
노는 것이 책 읽는 것보다
더 아름답게 보였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종일 비탈길만 걷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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