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김치

인보 2011. 2. 12. 17:37

      김치 호 당 2011.2.12 날씨 좋은 날 정상의 그늘에 커온 우리야 헐값에 팔려버리지 내 몸 발가벗고 아양 떨다가 길쭉한 무 다리쯤 휘휘 감아봐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흔해 빠진 야생화쯤으로 대접받는다 하룻밤 매운 서방 만난 것처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뒤집어쓰고 갖은 고염 뒤집어쓰고 서방 끌어안아 봐도 인색한 걸 모진 겨울 우리네 무리 눈구덩이에 숨어 연대 파업이라도 하다가 몸 얼어 문드러져 버리는 무리가 잇달아 나오면 그제야 몸값 천금같이 치르려 한다 오늘같이 추운 날 오붓한 항아리에 몸 눕혀 곱게 삭이면 금치로 대접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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